대표 이미지 및 저작권 정보(N2L)
| 대표이미지 | 저작권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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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 KBS | ||
| 전자자원소장처 | 한국문화재재단 | ||
| 공공누리 저작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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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L 정보 | |||
| 소스코드 | <iframe width="1000px" height="480px" src="http://uci.k-heritage.tv/resolver/I801:1612002-001-V00026?t=3" frameborder="0" allowfullscreen></iframe> | ||
콘텐츠 기본 정보(N2C)
| UCI | I801:1612002-001-V000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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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KBS] 천상의 컬렉션 16편 - 삼청첩, 문정왕후 어보,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 ||||||||||||||
| 콘텐츠 유형 | 동영상 | 언어정보 | 국문 | ||||||||||||
| 생산자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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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여자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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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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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키워드 | ;천상의컬렉션;삼청첩;문정왕후;어보;연가7년명금동여래입상; | ||||||||||||||
| 내용 | 한국 예술 천년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 기적처럼 전해진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 그에 얽힌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를 호스트의 생생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살펴보고, 현장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을 매혹시킬 단 하나의 보물을 선정한다. 교수 서경덕이 소개하는 '문정왕후 어보' 배우 김민서가 소개하는 상청첩' 배우 이정진이 소개하는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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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본 정보 | MC 한상헌>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을 선택하는 시간! <천상의 컬렉션>입니다. 반갑습니다.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천년의 예술이라 불리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바로 그렇죠!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그 무한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오늘도 매력적인 보물을 소개해 줄 특별한 호스트 세 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100분의 현장평가단은 세 분의 호스트의 이야기를 다 듣고, 가장 마음에 드는 단 하나의 보물에 투표를 하게 되는데요. 세 개의 보물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보물이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 오르게 됩니다. 과연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는 어떤 보물이 오르게 될까요.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1. 김민서 <삼청첩> 김민서> 여기, ‘세기의 보물’이라고 불린 작품이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와 문인, 그리고 명필이 함께 만든 예술품. 오늘 제가 소개할 보물은 조선 시대, 그야말로 역대급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요, 한 분 한 분, 그야말로 어마어마해요 먼저 가래떡 써는 어머니, 잘 아시죠? 네, 맞습니다. 조선 제일의 명필, 한석봉! 벌써 놀라시면 안 돼요~ 여기에, 죽기 전에 한 번은 봐야 한다는 대나무 그림의 달인, 이정! 마지막으로 율곡 이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 문장가, 최립! 이 세 명의 올스타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 바로 <삼청첩>입니다. <삼청첩>은요, 이름 그대로, 세 가지의 맑은 것, 매화, 대나무, 난을 그린 그림에 시를 더해서 만든 시화첩입니다. <삼청첩>의 총감독은 그림을 그린 탄은 이정인데요. 이정은 특히 묵으로 그린 대나무 그림, 묵죽화로 유명했어요. 당시 중국 사람들은 이정의 대나무 그림을 한 폭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가격이 얼마라도 상관없다고 했을 정도였대요~ 그중에서도 이 <삼청첩>의 대나무 그림은 그야말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이정 생애 최고의 역작으로 꼽힙니다. 짙은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표현된 대나무... 좀 생소하죠? 다른 화가들의 대나무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표현방식인데요.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 보이시나요? 보는 각도에 따라 대나무의 모습이 우아하게 반짝거립니다. 사실, 엄숙함이 느껴지는 검은 바탕은 까맣게 먹을 들인 ‘비단’이고요 신비롭게 반짝이는 이 대나무의 자태는 뭘까요? 막 - 반짝이를 뿌린 건 아니고요~ 바로, ‘금’입니다. 아니, 금으로, 어떻게 그림을 그리냐고요? 이정이 <삼청첩>에 사용한 건 ‘금물’이란 재룝니다. 금가루를 갈아서 ‘아교’라고 불리는 ‘물풀’을 섞은 건데요 풀의 양이 많으면 비단에는 잘 붙지만 금가루의 오묘한 색감이 살아나지 않고, 너무 적게 섞으면 색감이 살지만 접착력이 떨어져서 다루기 힘든 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정은 그런 ‘금’을 자유자재로 사용했던 조선의 몇 안 되는 화가였던 거죠. 그런데요, 이 남자... 그림만 잘 그린 게 아닙니다. 사실, 이정은 왕족 집안에서 태어난 금수저 출신이었어요. 그 유명한 세종대왕의 고손자였거든요. 빵빵한 집안에 그림도 잘 그리는 그야말로 다 가진 남자!!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그를 신이 질투라도 한 걸까요? 남부러울 것 없는 순탄한 삶을 살던 그에게 가혹한 시련이 찾아옵니다. 바로, 임진왜란입니다. 당시 서른아홉 살이던 이정은, 임진년 이듬해 왜적의 칼을 맞아 팔이 잘려나갈 뻔한 사고를 당합니다. 그것도, 그림을 그리는 오른팔을요. 화가로서 재능을 꽃피우고 중국대륙까지 명성을 떨치던 이정에게 닥친 시련. 한순간 모든 것을 잃고 더 이상 붓을 들 수 없게 된 이정은 충남 공주로 향했습니다. 세상과 단절한 채 3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시는 이정의 대나무를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공주 월선정에서 두문불출하던 그가 불현듯 한양에 나타났습니다. 몇 폭의 그림을 들고 말이죠. 이정이 찾은 곳은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최립’의 집이었습니다. ‘아이고 불쌍한 내 친구 이제 그림도 못 그리고 어쩌나‘ 했는데, 갑자기 그림을 들고 나타난 친구를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요? 그것도 그냥 그림인가요? 비단에 금으로 그린 대나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러나 너무도 그리웠던 이정의 대나무였으니까요. 최립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전쟁 뒤 삼년 만에 이렇게 모이니 그래도 화첩한권 증표로 남겨두셨구려 부러질 뻔한 그대의 팔뚝 조물주가 보호해준 덕에 남은 생애 나의 눈동자도 흐리지 않게 되었소" 그 후, 이정은 최립에게 그림에 걸맞은 글과 시를 부탁하고 또 다른 친구 한석봉에게 글씨를 맡깁니다. 시대의 역작, <삼청첩>은 바로 이렇게 탄생한 것이죠. 임진왜란은 치욕스러운 전쟁이었습니다. 왕은 도망쳤고, 군대는 무너졌으며 백성과 국토는 피폐해졌죠. 총과 칼에 자신의 전부를 잃은 사람들은 이정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너져 내린 조국 앞에서 팔을 다친 이정이 할 수 있었던 건... 오직, 외세에 대한 저항 의지를 한 폭의 그림에 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대나무를 그렸겠죠. 각각의 가지마다, 각각의 잎새마다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우리 조국은 아직 살아있다-’며 불굴의 의지로 태어난 이정의 대나무. <삼청첩> 속 대나무는 붓으로 그린 외세에 대한 저항 의지, 바로 그것이었을 겁니다. 여러분, <삼청첩> 가장 마지막장에 실려 있는 작품, 마른 대나무를 그린 ‘고죽’입니다. 긴 겨울을 견뎌내기 위해 잎을 하나, 둘 떨어뜨리려는 가지는 끊어질 듯 조마조마 한데요 그런 와중에도 강단 있게 버티고 있는 대나무 줄기에서 굳은 생명력이 느껴지진 않으신가요? 탄은 이정, 그가 임진왜란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비단과 금이라는 최상의 재료로 당대 내로라하는 이들과 최고의 작품을 만든 것은, 비록 지금 조선이 칼의 힘으로는 왜군에 밀리지만 문화적 힘만은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강인한 의지였을 겁니다. 칼에 맞선 붓.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국난을 대처하고 극복해가는 조선의 모습이 담긴 보물, <삼청첩>이었습니다. MC 한상헌> 왜적의 칼을 이겨낸 한 화가의 목숨을 건 작품. ‘삼청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금만 눈에 띄였거든요- 그런데, 말씀을 듣고 다시 보니 국난극복의 의지를 담은 우리 조선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네요. 가슴 한 구석이 뜨거워지는 작품입니다. 홍경민씨, 어떻게 보셨습니까? 홍경민> 가수들은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얘기들을 많이 해. 그래서, 신곡 낼 때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 화가의 작품 세계도 그런 것 같다. 대나무가 지조와 절개의 상징 아니냐! 국가와 생명을 잃을 뻔한 위기 속에서도 이정의 굴하지 않은 절개가 대나무를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 MC 한상헌> 오늘 저희 프로그램에 처음 함께해 주셨는데 김상진 씨. 예술가로서 삼청첩을 본 소감, 궁금하다.. 김상진> 민심을 모으고, 부처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이 생각났다- 한 글자를 새길 때마다 절을 세 번 올리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 대나무를 그릴 때의 이정의 마음이 그런 게 아닐까.. 대나무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이 그를 꼭 닮은 것 같아. 김민서> 사실, 우리는 이 삼청첩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매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5만 원 권인데요- 김지원> 5만원권은 ‘신사임당’과 ‘묵포도도’ 아니냐... 김민서> 5만 원 권 뒷면을 보세요. 신사임당의 ‘월매도’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시죠. 자세히 보시면, 이 월매도 뒤로 흐릿하게 대나무 그림이 보이실 거예요. 이게 바로 이정이 그린 대나무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 뭔가 좀 어색하지 않으세요? 정면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90도 틀어져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원작에 대한 훼손이다..” “아니다, 고정관념을 위한 파격적 시도다” 등의 논란이 있는 실정입니다. 박성광> 5만 원 권, 제 지갑에 아주 많이 있는데 몰랐네요~ 홍경민> 그럼 쉬는 시간에 박성광 씨가 커피 쏘는 거냐- 박성광> 흠흠... 저는 사실 보는 내내 저 작품에 금이 몇 돈이나 들었을까... 가 제일 궁금했던 부분인데. 반성합니다. 세속적인 저를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세요? 홍경민> 저도 반성합니다. 그림에 그려진 금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나요? 김민서> 아마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대목일 것 같은데요 아쉽게도, 금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해요. 조선 시대 당시 금 시세가 금 1돈에, 노비 1명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재료임에는 분명했습니다. 박성광> 금 1돈에 노비 1명!! 실수하면 큰일 나겠다! 그래서 더 그림에 집중하셨을 수도 있었겠어~ 김민서> 게다가, 전쟁 중이라 금이라는 재료를 구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최고의 재료를 쓰려는 이정 선생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로 빈> 저는 이정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모국인 프랑스 화가 ‘르누아르’가 생각났다.. 지병으로 손가락은 물론, 온몸이 굳어서 팔에 붓을 묶어 그림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명작을 많이 남겼지. 이정선생도 팔이 잘려나갈 정도의 심각한 상태인데도 어떻게 저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놀라울 따름. 우리는 손가락 하나만 베어도 얼마나 불편해~ 박성광> 난 녹화 접어야 해~ 아니 근데 정말 이정 선생은 어떻게 그리셨을까요? 김지원> 혹시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신 건 아니었을까? 오른손을 다쳐서 부단한 노력으로.. 홍경민> 처음부터 왼손잡이? 로 빈> 아니면 혹시, ‘대나무’가 그리기 쉬운 그림은 아니야? 이다지> 식물 그림 가운데 난초, 대나무, 매화.. 이 세 가지가 가장 그리기 어렵다고 해. 매화 보다 그리기 어려운 게 난초 난초보다 어려운 게 대나무! 조선 시대 도화서의 화원을 뽑는 시험에 관한 [경국대전]을 보면 시험과목 중 대나무 그림이 제일 점수가 높았대~ 그만큼 쉽지 않은 그림이야. 태 하> 그런데, 조선 시대 금으로 그림을 그렸던 분은 이정선생이 처음이야? 김지원> 16세기 후반~ 17세기에는 금으로 그린 그림이 유행했다고 해. 하지만 워낙 희귀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계층이 한정적이고 신분에 따라서도 사용이 제한되었지.. 이즈음 이징이 그린 <이금산수>란 그림이 유명... 김상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이라는 게 귀하고, 변하지 않고, 아름다운 광채까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소재임은 분명한 듯. 태 하> 최립, 이정, 한석봉.. 조선 시대 가장 유명한 분들이라고 하는데 저는 부끄럽지만 제일 익숙한 이름이 한석봉이었거든요. 박성광> “석봉아,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국민 떡가래의 주인공 아니냐~ 태 하> 저도 제일 먼저 생각난 게 그거.. 그래서 삼청첩 중 가장 기대했던 것도 한석봉의 글씨. 그런데 기대한 것 보다 한석봉의 글씨는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어디에 있나? 김민서> 좀 아쉬운 이야기인데요 - 이정이 죽고 정확히 10년 후, 운명의 장난처럼 또 다시 병자호란이 터지는데요, 이때 불길이 덮치면서 삼청첩을 태우고 맙니다. 한석봉 글씨도 아쉽게 화마 속에 휩싸였는데요 김민서>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이정의 대나무 그림과 한석봉의 서문은 화마 속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이다지> 자세히 보면 삼청첩 속 화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아까 보셨던 삼청첩 세 글씨도 사실, 한석봉의 글씨는 아니다. 후대 복원과정 중 송준길이 쓴 글 - 한석봉의 글씨를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서문. 홍경민> 그래서 서문에서 인상 깊은 대목을 한 번 준비해봤다 “내 입장에서 그대가 그린 대나무를 보건대 성글지만 기뻐할 만하고 빽빽하지만 싫증 나지 않으며 소리가 일지 않지만 들리는 듯하고 색은 다르지만 실물과 아주 비슷하다” 이다지> 최고의 문장가 최립이 쓰고, 최고의 명필가 한석봉의 글씨, 어떻냐? 김상진> 예술가로서 저런 찬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질투나.. 김지원> 작품과 작가가 걸어온 길이 참 험난하다. 단순한 예술 작품을 보는 게 아니라 역사 이야기 한편 같다. 그런데, 저 대나무 그림만 살아남은 것도 참 드라마틱하네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요? 이 삼청첩이 불에 타고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갔었다고? 김민서> 네, 수많은 문화재들이 그랬듯이 조선 말기 외세침탈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인 손으로 넘어간 건데요- 간송 전형필 선생에 의해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이 삼청첩을 되찾아 왔는지 명확한 자료나 증언은 없지만 상당한 금액을 치르고 돌아왔을 거라고 합니다. MC 한상헌> 혹시, 예술가로서 같이 콜라보하고 싶은 사람 있어? 김상진> 이 사람 소설 좋아하는데 그 중 ‘유형지에서’라는 단편소설에 나오는 기묘한 처형 기계를 현대적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 홍경민> 그런데 삼청첩에 이정, 최립, 한석봉 말고도 불에 탄 이후에 글씨도 바뀌고 다른 문인들의 참여도 있었다며? 이다지> 사실 삼청첩의 시작은 이정, 최립, 한석봉이였지만 공개된 이후에는 조선 시대 문인 모두의 것이었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유근, 이안눌, 이덕온... 당대 유명한 문인들부터 이정이 죽고 나서 성리학의 대가 송시열도 그림과 글을 덧붙였다. 조선 중기 문화적 역량이 궁금하다면 삼청첩을 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그야말로, 단순한 시서화가 아닌 대가들의 예술적 성취가 한자리에 모인 종합예술품! 일세지보!! MC 한상헌> 그런데, 이 정도 훌륭한 작품이라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여태껏 몰랐던 걸까? 박성광> 금금.. 누가 훔쳐가면 어떻게 해. 김민서> 그동안 삼청첩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건 지금까지 딱 한 번뿐이었어요. 굴곡 많은 역사 속에서 상처받고 훼손돼 오랜 시간 동안 복원 기간을 거친 건데요- <천상의 컬렉션>을 통해 여러분에게 오늘 이 귀한 조선의 보물을 많은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MC 한상헌> 고려 시대에는 몽고의 침입을 불심으로 이겨낸 보물, 팔만대장경이 있었죠. 조선 시대에는 사군자를 담은 시서화로 왜적에게 맞선 <삼청첩>이 있었습니다. 칼을 이긴 붓, 이제 김민서 씨의 최후 한마디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서> 명의 위태로움 속에서 혼신의 힘으로 탄생된 이정의 대나무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마라-‘ ‘비록 지금의 상황이 너를 힘들게 해도 굽히지 말고, 당당하게, 너의 길을 걸어가라’ 우리 민족의 아픔과 수난을 함께 한 <삼청첩>. “여러분, 운명은 극복하는 자의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MC 한상헌> 김민서 씨의 <삼청첩> 최후 한마디까지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 김민서 씨께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다음은 어떤 호스트가 어떤 보물을 소개해 줄까요. 지금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2. 서경덕 <문정왕후 어보> 서경덕> 168330 (일육팔 삼삼공) 이게 무슨 숫자일까요? 바로, 해외에 흩어져있는 우리나라 문화재 숫잡니다. 16만 8천 3백 3십 점. 정말 어마어마하죠? 이중 상당수가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인데요, 우리가 선물로 준 거라면 모르겠지만, 훔쳐간 거면 당연히 돌려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잠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고요. “그거 원래 내꺼야. 그러니까 돌려줘!” 그러면 “아, 니꺼였구나. 그럼 가져가” 이렇게 순순히 내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훔쳐갔다는 증거도 찾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돌려받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걸 드디어 해냈습니다! 이 사진, 기억나세요? 지난 7월, 대통령 전용기 코드 원을 타고 돌아왔죠. 바로 문정왕후 어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귀환을 알렸는데요. 잃어버린 지 60여 년 만에 드디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겁니다. 수십 년 동안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얼마나 고국을 그리워했겠습니까... 저는 이 어보가 말을 하는 거 같더라구요. “고향에 돌아오니 참 좋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보가 돌아온 건 뉴스로 많이들 아시는데 정작 어보가 뭔지, 문정왕후가 누군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우리 건데, 우리가 모르면 안 되잖아요? 여러분, 문정왕후가 누군지 아시나요? 드라마 <여인천하> 기억하시죠? 거기서 전인화 씨가 연기한 인물이 바로 문정왕훈데요. 드라마에서- 자기 아들을 왕 만들려고 정난정이랑 매일같이 음모를 꾸몄던 왕비이자, 되게 냉혹하고 야심 많은 여인으로 그려졌습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은 문정왕후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직의 죄인이자, 집안을 망친 암탉”이라고요. 뭐 실록에 이 정도면 정말 악녀 중의 악녀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해봤습니다. 문정왕후의 남편 중종이 누군가요? 연산군을 폐위시킨 반정 공신들이 만들어낸 왕입니다. 자고 일어나니 왕이 되었더라- 하는 게 중종이죠. 그러니 어땠겠습니까? 공신들의 눈치를 엄청 보게 됩니다. 심지어 첫 번째 왕비는 신하들의 눈 밖에 나서 일주일 만에 쫓겨나게 됩니다. 바로 KBS 드라마 <7일의 왕비>에 나온 단경왕후 신 씨 얘기죠.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목숨 줄이 왔다 갔다 하는 살벌한 궁궐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역시 든든한 빽이 있어야겠죠? 그래서 악착같이 아들을 왕으로 만들려고 한 겁니다. 결국 왕을 만들긴 만들었는데, 나이가 고작 12살이에요. 산전수전 다 겪은 대신들이 얌전히 “네네” 하겠습니까? 그러니 정치 9단 문정왕후가 직접 나설 수밖에요. 왕 뒤에 발을 치고 딱- 앉아서 대신들과 직접 맞짱을 뜹니다. 수렴청정-이라고 하죠? 무려 9년 동안 이어지는데요. 조선왕조 역사상 이렇게 강력한 왕후는 없었습니다. 요즘 말로 걸크러쉬! 여걸 중의 여걸 아닙니까? 그런 문정왕후가 갖고 있었던 도장이 바로 이 어보입니다. 어보를 보면요, 거북이가 아주 납작하게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마치 신하가 왕 앞에 엎드리고 있는 거 같죠? 보뉴-라고 불리는 손잡이 부분인데요. 작고 뾰족한 머리부터 몸의 비늘까지 정말 정교합니다. 조선 시대 어보 중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의 조형미예요. 그럼 이 어보는 언제 어떻게 썼던 도장일까요? 편지 쓸 때? 아니면 그림 옆에 쾅 찍었을까요? 여러분, ‘국새’라고 많이 들어보셨죠? 국새는 왕이 외교문서나 행정문서에 찍었던 도장입니다. 그러니까 실무용 도장인 거죠. 그런데 어보는 다릅니다! 왕실의 결혼이나 세자책봉 같은 행사가 있을 때 기념으로 만든 겁니다. 의례용인 거죠. 사실 어보는요,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도장입니다. 왕실 사람들만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도장의 주인과 동격의 권위를 가지고 있죠. 한마디로 문정왕후 어보는 곧 문정왕후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하게 다뤘겠습니까? 어보의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종묘에 신주와 함께 모셨어요. 아주 공들여 포장해서 말입니다. 어보를 비단에 싸서 작은 함에 넣은 다음 그 함을 또 비단에 싸서 큰 함에 넣고 자물쇠로 잠갔습니다! 아무나, 함부로 만질 수 없게요! 그런데 이렇게 귀하게 종묘에 모셨던 문정왕후 어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집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누군가에겐 그저 예쁜 도장이었겠죠. 게다가 금이니까 딱 봐도 돈이 된다 싶었을 겁니다. 손바닥만 한 크기니까 훔치기도 쉽고요. 문정왕후 어보는 한국전쟁 때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누군가가 훔쳐간 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디로 가져갔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사라진 어보가 무려 46과나 됩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한데요. 이런 와중에 문정왕후 어보를 되찾은 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죠. 어떻게 찾았냐고요? 지난 2007년에, 미국의 한 박물관에 문정왕후 어보가 있다는 게 확인됩니다. 그전까지 어보를 가지고 있던 미국인이 박물관에 팔아버린 거예요. 우리나라 문화재를 자기들 마음대로 사고팔았다는 게 참 어이없지만 어쨌든 어디에 있는진 알게 된 거죠. 그런데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는 우리 거니까, 당연히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생각하지 않는다고요! “이 어보는 우리나라 거야. 도난당한 거라고!” 이걸 입증해야 돌려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어보는 도장의 주인을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도장의 주인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자, 여기 도장 찍는 부분, 글씨가 너무 구불구불하긴 하지만 ‘성열대왕대비 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라고 돼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요, 1547년, 명종이 어머니 문정왕후에게 ‘성열대왕대비’라는 존호를 올렸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즉 이 도장의 주인은 성열대왕대비, 바로 문정왕후라는 거죠. 그리고 어보 옆면을 보면 흐릿한 글씨가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육실대왕대비(六室大王大妃)라고 써있어요. 여기서 ‘육실’은요, 종묘의 여섯 번째 방을 의미합니다. 바로 중종과 중종의 비 문정왕후를 모신 방이에요. 그러니까 이 어보는 문정왕후의 것이고 종묘에 보관되어 있었다는 게 명백해진 거죠. 그런데 종묘에 있던 어보가 미국 박물관에 있다? 그건 누군가 훔쳐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젠 당당하게 반환을 요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우리나라 정부에서 미국에 수사를 의뢰합니다. 국토안보수사국이라고 미국에서 문화재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거기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거죠. 그쪽에서 박물관에 있던 어보를 압수해가지고 자체적으로 조사해 봤더니, 자기네가 봐도 도난품이 맞거든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돌려줘야죠! 그렇게 문정왕후 어보는 6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겁니다. 박수 한번 쳐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문정왕후 어보처럼 돌아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우리의 문화재 찾기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현재 우리 문화재 16만여 점이 미국, 중국, 독일 등 20개국에 흩어져있는데요. 특히 일본에만 7만여 점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훔쳐간 문화재를 가지고 끊임없이 역사를 왜곡한다는 거예요. 여러분,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먼저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화재를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들이 훔쳐간 역사를 돌려달라고 말해야죠. 이 문정왕후 어보처럼 말입니다. MC 한상헌> 올해 문정왕후 어보가 반환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이렇게 많은 문화재가 해외에 반출됐다는 건 몰랐거든요. 16만여 점이나 된다고요? 서경덕> 더 많을 가능성이 높아. 제가 전 세계 박물관을 200군데 넘게 가봤는데 우리나라 문화재만 따로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어. ‘한국관’이라고. 박성광> 한국관? 나도 자주 가봤는데 명동이나 인사동 가면 많아. 한정식집이나 고깃집... 외국인들이 많이 가잖아. 로빈도 알지? 로빈> 그런 밥 먹는 한국관 아니잖아. 박물관에 전시된 한국관이라고. 홍경민> 한국관이라는 게 있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왠지 걱정되네. 아무렇게나 막 전시해 놨을까봐. 서경덕> 사실 저도 가보고 깜짝 놀란 적이 많아요. 우리 것을 제대로 알려 준다기보다 오히려 잘못 설명하거나 왜곡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태하> 교수님 얘길 들으니까 걱정돼. 아까 어보가 미국 박물관에 있었다고 얘기하셨는데 잘 보관되어 있었던 건지 궁금해. 겉으로 봐서는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데? 이다지> 어보 그 자체로는 상태가 좋은 편이다. 손잡이 부분의 거북이도 온전하고, 도장 찍는 부분을 ‘보문’이라고 하는데 글씨가 굉장히 선명하고 상태가 좋다. 하지만, 사라진 게 하나 있다. 뭘까? 잘 보면 거북이 몸에 구멍이 뚫려있다. 그 부분에 ‘인수’라는 끈을 달아놓는 데 없어진 상태. 박성광> 어보를 훔쳐갈 때 끈이 있으면 괜히 거추장스럽고 귀찮으니까 버려버린 게 아닐까? 로빈> 근데 끈을 빼버리면 하나가 빠지는 거잖아요. 그게 뭔지도 잘 모르는데 만약 저였다면 끈 하나까지 다 챙겼을 거 같다. 홍경민> 그래, 훔쳐갈 거면 차라리 그대로 가져가지 훼손까지 시켜! 근데 어보는 종묘에 보관했다고 하지 않았나? 아무나 막 못 들어가는 곳이잖아.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엔 더 경비가 삼엄했을 텐데 어떻게 훔쳐간 거지? 서경덕> 아마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에 온 미군이 혼란한 틈을 타서 훔쳐간 게 아닐까...추측하는데 정확한 건 아니에요. 다만, 당시 주미 한국대사가 미국 국무부 직원과 대화한 기록이 있는데요. “조선 왕실의 도장 47개를 분실했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문정왕후 어보가 이 47개 중의 하나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요한 건 이때 굉장히 많은 국새와 어보가 사라졌다는 거죠. 홍경민> 전에 고종 황제 어새 소개했었잖아. 그때 그 어새도 재미 교포가 벼룩시장에서 찾은 거라고 그랬거든. 태하> 그렇게 함부로 막 가져갔다는 게 너무 화난다. 이게 어떤 건지 모르고 그냥 가져갔다는 건 거짓말. 딱 봐도 좋아 보이니까 가져간 거 아냐? 박성광> 이게 또 금이잖아. 팔면 돈 되는 물건이라 생각했을 듯. 근데 어보는 다 금으로 만드나? 이다지> 주인의 지위에 따라서 금이나 옥, 은으로 제작하는데 문정왕후 어보는 금으로 만들어서 ‘금보’라고 불린다. 이번에 현종 어보도 같이 돌아왔는데 현종 어보는 옥으로 만든 ‘옥보’. 박성광> 아무래도 옥보다는 금이 더 귀하지 않나... 난 자꾸 왜 이런 게 궁금할까. 얼마 정도 일지...? 서경덕> 이전에 어보가 경매에 나온 적이 있었다. 201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성종의 비 공혜왕후의 어보가 나왔었음. 출품된 지 1분 30초 만에 낙찰됐는데 낙찰가가 4억 6천만 원이었다고. 홍경민> 어보 하나가 4억 6천?!! 그 어보는 어떻게 됐나? 누가 샀나? 또 해외로 빼돌린 거 아냐? 서경덕> 다행이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낙찰받아서 국가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사실 어보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문화재지만, 이렇게라도 우리 품에 돌아왔다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 김지원> 2014년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직접 국새와 어보를 반환한 적도 있었다. 대한제국 국새와 고종의 어새 등 9점이었는데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우리 돈으로 약 157억 원이라고! 로빈> 157억? 정말 엄청나다! 사실 돈으로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와 닿긴 하네... 박성광> 나랑 로빈이랑 통하는 게 있어 태하> 근데 어보는 왕실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도장이라고 했잖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한 거야? 이다지> 어보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장 그 이상의 것. 왕실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귀하게 모심. 그래서 어보를 옮길 때도 가마에 모셔서 이동했어. 박성광> 사람이 아닌데 가마에 실어? 진짜 사람처럼 대했다는 거네! 홍경민> 전에 정조가 영조한테 받았던 도장(*효손은인) 소개했었던 거 생각나. 정조는 도장이 어디에 있는지 조회지도에 아예 표시해 놨었잖아. 이다지> 맞아.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의 어보를 소홀하게 관리했다는 죄로 해당 승지의 관직을 삭탈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기도 했어 (*정조 8년 9월 9일) 그리고 임진왜란 때 선조는 의주로 피난 가면서도 어보를 챙겼다고 해. 그 정도로 귀중한 게 어보. 태하> 전쟁 중에도 챙겼을 정도면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사람이 급한 상황에 처하면 젤 중요한 것부터 챙기잖아. 예를 들어 집에 불이 났다! 그러면 휴대폰, 지갑 뭐 이런 거부터 챙기듯이 그땐 어보부터 챙겼던 게 아닐까? 김지원> 근데 그런 물건은 다시 사면 그만이지만 어보는 다르지 않을까? 다시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의미가 다른 거 아냐? 미술 작품도 그렇지 않나? 김상진> 그렇지. 제 작품도 설치한 장소만 바꿔도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어보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어보라는 형태보다는 그 안에 담긴 상징성, 의미가 더 중요한 거 같아. 이다지> 맞아. 문정왕후 어보는 문정왕후가 대왕대비가 됐을 때 아들 명종이 성렬대왕대비-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만든 것. 그런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더 특별한 거야. 박성광> 근데 난 문정왕후를 오늘 다시 봤어. 내가 아는 문정왕후는 여인천하거든. 거기서 엄청 무섭게 나왔잖아. 맨날 화내고 “뭬야?!!” 홍경민> 그건 경빈 박 씨잖아. 도지원 씨가 했던! 문정왕후는 전인화 씨! 박성광> 뭬야?!!! 김지원> 저도 문정왕후를 악녀로 알고 있었는데 아까 교수님 얘기 들으니까 생각이 좀 바뀌더라. 당시에 남존여비의 시대 아닌가. 아무리 대왕대비라 해도 산전수전 다 겪은 대신들과 맞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 태하> 그땐 남자들만 정치를 하지 않았나. 근데 여자가 대놓고 정치하니까 아마 문정왕후를 더 밉게 봤던 건 아닐까? 이다지> 아무래도 문정왕후가 수렴청정하는 동안에 일어난 을사사화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했던 사건이었는데 이때 탄압받았던 사림 세력이 선조 때 다시 득세.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나. 그래서 문정왕후에 대한 악평이 많은 걸지도. 로빈>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도 마찬가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말했다는데 사실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어. 악녀로 만든 거다. 김지원> 그런데도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렇고 문정왕후도 그렇고 너무 나쁘게만 그려지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 이번에 어보가 반환된 걸 계기로 문정왕후가 재조명됐으면 하는 바람. 홍경민> 근데 문정왕후 어보는 돌아왔지만 아직 못 돌아온 어보들이 상당히 많다고 했는데 얼마나 되는지? 서경덕> 현재 잃어버린 어보가 46과. 어보는 몇 개가 아니라 몇 과라고 부르는데, 어디에 있는지 소재를 알 수 없다. 박성광> 와, 46과면 엄청 많은 거 아닌가! 그 많은 어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을 거 같은데 찾을 방법 없나? 서경덕> 일단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문정왕후 어보도 박물관에 나타나기 전까진 어디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박물관에 있다고 해서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야. 태하> 왜? 우리 거니까 돌려달라고 하면 되지 않나? 서경덕> 그러고 싶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 뺏긴 거라고 다 돌려받을 순 없어. 서로 간에 이해관계가 달라. 문화재를 환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먼저 문화재가 노출되도록 하는 게 중요해. 지금 박물관마다 수장고에 갇혀있는 문화재가 너무 많아 이런 것들을 일단 꺼내놓아야 우리도 알 수 있잖아. 홍경민> 그리고 전시할 거면 좀 제대로 알려줬음 좋겠어. 보면 한국어부터 엉터리가 너무 많아. 태하> 저도 인터넷에서 떠도는 엉터리 한국어 많이 봤어. 황당하고 어이없는 번역이 많아. 서경덕> 그래서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의 하나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서를 놓는 거였는데, 뉴욕 현대미술관이나 보스턴 미술관같이 세계적인 박물관에도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곳이 참 많거든. 송혜교 씨도 해외촬영 갈 때마다, 꼭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한국어 서비스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하길래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해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성광> 역시 얼굴도 마음도 예쁜 배우! 사실 영어 잘 모르거든. 근데 한국어 안내서가 있으면 뭔지 알 수 있으니까, 이 박물관에 이런 문화재가 있구나,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 서경덕> 그렇다. 일단 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알려서 세상에 빛을 보게 하고, 이렇게 해외에 우리 문화재가 있다는 게 확인되면, 반환 준비도 할 수 있지 않겠어? 당장 반환하지 못한다고 막 분노만 할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준비했음 좋겠다. MC 한상헌> 기적처럼 우리 품으로 돌아온 문정왕후 어보. 최후의 한마디와 함께 마무리하겠습니다. 서경덕> 제가 20년 넘게 일본의 역사 왜곡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독도, 동해, 위안부, 그리고 군함도까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진실을 아시지만 처음엔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런다고 뭐가 바뀌겠어?” 이런 분들이 꽤 계셨거든요. 그런데 하나씩 하나씩 하다 보니...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우리 문화재 환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불법으로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들을 언제 다 찾지? 언제 다 환수하지? 그러면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잖아요. 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알리고, 그 문화재를 찾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해나간다면 이 문정왕후 어보처럼 고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C 한상헌> 서경덕 씨의 <문정왕후 어보> 최후 한마디까지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이제 오늘의 마지막 보물만이 남았는데요. 어떤 보물인지, 바로 만나보시죠! 3. 이정진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이정진> 저는 요즘 <강력반 X파일 ? 끝까지 간다>라는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이정진! 장기 미제 사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데요. 오늘 <천상의 컬렉션>에 나온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2017년 현재, 도난당한 문화재는 약 2만 개. 저는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엽기적인 사건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사건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날은 <발굴 문화재 전시회>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발굴한 문화재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전시라 인기가 대단했는데요. 그날 역시 이른 아침부터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그런데 오전 9시 40분, 갑자기 전시실에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10시 40분경, ‘사건’이 벌어졌죠. 경비원 김 씨가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의 일이었습니다. 네, 뭔가 사라졌습니다. 감쪽같이! 연기처럼! 사라진 것은, 지금 여기 올라오는 보물! 국보 119호!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입니다. 여러분, 잠시 이 무대를 전시실이라고 생각해 보죠. 당시 불상은 전시실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안쪽 벽 앞에 전시돼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유리 진열대 안에 놓여 있었죠. 당시 경비원은 4명! 관람객도 120명이 넘게 있었습니다. 보는 눈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도 범인은 이걸 훔쳐서 달아났습니다. 보통 솜씨가 아니죠? 게다가 이 불상, 생각보다 아주 작아요. 높이 약 16센티미터.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습니다. 그래서 (뒤돌아서 불상 숨기고) 어때요? 감쪽같죠? 불상이 사라진 자리엔 이렇게! 메모가 한 장 놓여 있었습니다. ‘국장님께 알려라. 24시간 안에 돌려주겠다고. 세계 신기록을 남기기 위해 범행을 한 것이다. 타인에게 알리거나 얕은 수작 부리지 마라 다시 연락하겠다’ 24시간 안에 돌려주겠다? 세계 신기록을 남기겠다? 수수께끼 같죠? 범인이 남긴 유일한 단서인 메모에서 이렇다 할 수확을 얻지 못한 경찰은 전국 공항과 항만에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사라진 불상을 찾는다’는 수배령도 내렸죠. 하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시 이 미술관에는 700개가 넘는 문화재가 전시 중이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이나 <해인사 대장경판>같이 누구나 아는, 유명한 보물도 많았어요. 그런데, 범인은 왜 하필 이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을 노렸을까요? 사실 이 불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희귀한 고구려 불상입니다. 그래서 발굴과 동시에 신문에 실리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죠. 얼마나 대단한 보물이면, 국보 지정까지 단 100일!! 초스피드로 신분 상승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불상 뒷면에 숨어 있는데요. 여기 글자들 보이시죠? 총 47자가 새겨져 있는데요. 이 불상의 탄생 스토리가 적혀 있습니다. 해석해 보면, ‘이 불상은 고구려 평양의 동사라는 절에서 539년에 제작된 천 개의 불상 중 29번째 불상이다’ 이런 불상을 열 개도 아니고, 백 개도 아니고, 자그마치 천 개나 만들었다는데요. 40명의 사도가 한 사람당 25개씩 만든 겁니다. 당시엔 이렇게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천불사상이 크게 유행이었거든요. 539년에 만들어진 이 불상은 우리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처님입니다. 범인이 바로 이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을 노린 이유는 천금의 가치를 지닌, 국보 중의 국보였기 때문이죠. 오후 1시 30분, 범인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태궁다방 입구에서 쪽지를 확인하라’ 이게 바로 범인이 남긴 두 번째 메모인데요. 내용이 상당히 깁니다. 요약하면, ‘반환료는 20만 원, 국장이 직접 그 돈을 갖고 서울역 시계탑으로 와라, 허튼 행동을 하면 물건은 영영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범인은 불상을 인질로 2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20만 원이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하시죠? 여러분 말죽거리 아시죠? 그 잔혹한 동네.. 이 양재동 땅을 6백 평이나 살 수 있는 엄청난 액수였습니다. 범인은 왜 이렇게 큰 금액을 요구했을까요? 우리나라에 국보 고구려 불상은 단 3개뿐 입니다. 그러니 그 가치가 더 높을 수밖에 없죠. 이거 보세요. 생생한 금빛! 휘황찬란하죠? 광배의 불꽃무늬는 역동적입니다. 고구려 특유의 기상과 남성다움이 불상 전체에서 느껴지죠. 그런데 불상을 자세히 보면, 좀 실망하게 돼요. 여기저기 좀.. 못생겼습니다. 얼굴도, 손도, 발도, 심지어 옷도.. 대충 만든 것처럼,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들죠. 그렇다면 여기! 이렇게 휜 것도 대충 만들어서 그런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된 거냐? 다시 도난 사건이 일어난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불상이 사라진 지, 12시간째.. 범인과 불상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습니다. 그런데 밤 11시 5분. 범인으로부터 마지막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신문에 대대적으로 나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불상을 한강 철교 밑에 묻었으니 찾아가라’ 그렇게 불상은 사라진 지 꼬박 12시간 57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불상에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하나 남고 말았습니다. 보이세요? 광배가 굉장히 많이 휘어 있죠? 도난 사건 이후, 광배가 더 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원래대로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불상 양쪽을 티타늄 클립으로 고정해 두는 것이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죠. 그렇다면 범인! 범인은 어떻게 됐을까요? 잡았을까요? 안타깝게도 범인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립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대체 누가? 왜? 불상을 가져갔는지, 납치된 12시간 57분 동안 불상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죠.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불상을 훔쳐간 범인뿐입니다. 그래서 저 이정진! <강력반 X파일 ? 끝까지 간다> MC로서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을 납치한 범인 끝까지! 꼭! 잡고 싶습니다! 물론 50년 전의 일이라... 범인은 현재 사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범인이나 사건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들은 <끝까지 간다>가 아닌 천상의 컬렉션>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MC 한상헌> 우리나라에 있는 불상 가운데 제작 연대가 확실한 우리나라 최고(最古) 불상,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을 만나봤는데요. 이정진 씨, 이 불상은 발굴 당시에도 그렇게 화제가 됐었다면서요? 이정진> 맞아. 해방 직후 최고의 발굴이라고 할 정도로 주목받았어. 현재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은 우리나라 조각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불상으로, 모든 불상 연구의 기준이 되고 있어. 이다지> 현재 우리나라 국보가 총 330개인데 이 중에서 고구려 유물은 총 4개뿐이야. 이렇게 귀한 유물이다 보니 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 불상의 일거수일투족 신문에 오르내릴 정도로 슈퍼스타! 홍경민> 진짜진짜 귀한 레어템이네. 일단 고구려 불상은 확실한 것 같은 게.. 부처님 옷이 딱 봐도 두꺼워. 확실히 추운 지방에 계셨던 건 분명한 것 같은데? 김지원> 나는 오늘 고구려 불상을 처음 보거든. 실제로 화려하고, 섬세하고, 세련된 백제, 신라 불상과 비교하면 확실히 단순, 심플하긴 하다. 김상진> 그래도 고구려만의 개성이 보여. 자세히 보면 머리칼은 소라 모양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했는데 귀는 과감히 생략하고, 옷도 세 가닥으로 대충 막(?) 조각한 것 같은데 옷 주름은 파도처럼 강렬하잖아. 생략할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단순화하고,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는 게 고구려 스타일 같아. 로빈> 이렇게 대단한 보물, 누가 발견했어? 이정진> 칠순의 시어머니와 오 남매를 거느린 가난한 촌부가 자갈을 골라내다 이 불상을 발견했어. 당시 보상금이 40만 원이었는데 땅 주인이 20만 원, 발견한 아주머니 20만 원씩 문화재보호법 제정, 공포 후 최대 액수의 보상금이었어. 아까 내가 말했지? 말죽거리 600평! 박성광> 땅 주인은 횡재한 거네? 역시 예나 지금이나 땅이 있어야.. 홍경민? 그래도 20만 원도 거금! 살림살이 좀 나아졌을 듯~~ 어려운 살림에도 시어머니와 다섯 남매의 생계를 책임지며 열심히 살던 여인에게 부처님이 자비를 베푸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정진> 그런데 여러분, 고구려 수도가 어디지? 패널> 다 함께 - 평양! 북한 땅! 이정진> 그런데 이 불상이 발견된 곳이 경상남도 의령이거든? 여러분, 내가 질문 하나 할게! 평양에서 만든 불상은 어쩌다가 신라 땅까지 온 걸까? 김지원> 경남 의령은 곳은 한국전쟁 때 북한군이 오랫동안 주둔한 지역으로 유명하잖아. 한국전쟁 때 북한 병사가 이 불상을 갖고 내려온 거 아냐? 태하> 맞아. 북한 병사의 수호신 같은 거였을 것 같아. 이걸 갖고 있으면 총알이 날리는 전쟁터에서도 나를 지켜줄 거라 믿은 거지. 박성광> 근데 이런 걸 천 개나 만들었다며? 나는 이런 생각이 들어. 고구려의 한 열혈 스님이 신라까지 포교를 온 거야. 신라 사람들에게 이 불상을 선물하면서 ‘부처님 믿으세요~’ 이렇게!?? 이다지>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게, 이 불상이 만들어진 539년은 고구려가 불교를 받아들이고 170년이나 지난 시점이야. ‘예불도’를 보면 이미 이때 고구려 사람들은 불교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했고, 신도 조직도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있었거든. 실제로 이 불상이 예배의 대상이었다고도 전해져. 로빈> 내가 좀 흥미로웠던 건 불상의 손동작이야. 좀 독특한 것 같은데 (손동작해보고) 어려워~ 이 손동작, 뭔가 의미가 있는 거야? 이정진> 나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오른손을 들어 올려 손바닥을 밖으로 내보인 건, 두려워 말라는 뜻이고, 왼손은 아래로 내린 채 네 번째, 다섯 번째 손가락을 접은 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뜻이래. 이다지> 맞아. 이런 손동작은 삼국시대 불상에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동작이 당시 유행이었던 것 같아. 당시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대중들도 이런 메시지 때문에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부처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해. MC 한상헌>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이 정말 대단한 보물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저 역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라서 그런지, 범인을 꼭 잡고 싶단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홍경민 씨는 어떠세요? 홍경민> 난 이건 100퍼센트 내부자 소행이란 생각이 들어. 멀쩡하다가 하필 그날, 불상이 사라진 그 시간, 정전된 것부터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박성광> 맞아. 경비가 화장실 간 틈에 훔쳐갔다는 게 너무 완벽한 타이밍이잖아? 범인은 계속 이 불상을 지켜보면서, 그 순간만 노렸을 거란 말이지. 태하> 나는 한 가지 옥에 티라고 생각한 게 아까 이정진 선배님이 범인의 수법 재연할 때 유리관을 그냥 들던데? 범인이 실제로 그랬어? 이정진> 와.. 태하, 정말 예리한데? 그런데 이거 옥에 티 아냐. 당시 700개가 넘는 보물이 전시 중이었는데 하필 이 불상에 유리 상자를 잠그는 열쇠가 없었대. 홍경민> 에이, 말도 안 돼.. 거짓말.. 범인이 그것까지 알고 있었다고? 이 정도로 내부 사정에 밝다는 건, 공범이 있단 건데? 박성광> 나도 그런 것 같은 게 범인이 세 번의 메모, 여섯 번의 전화를 남길 정도로 대범했는데. 그러면서도 호칭은 꼭 ‘국장님~’ 이렇게 공손했대! 이거 뭔가 냄새가 나지 않아? 김상진> 내가 보기엔 도둑님(?)이 그렇게 예의를 차린 건 평소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 같아. 그러니까 범인은 국장의 아랫사람인데.. 평소 국장에게 쌓인 게 많아서 이런 식으로 골탕 먹인 것일 수도? 김지원> 나도 그런 것 같은데 정작 국장은 범인의 목소리가 전혀 귀에 익지 않는다고 했대. 로빈> 범죄가 굉장히 치밀하고 대범한 게 범인은 추리 소설 마니아였던 것 같아. 예를 들어 프랑스 최고 도둑 ‘아르센 뤼팽’ 같은 사람이 롤 모델인 거지. 뤼팽이 변장을 잘하는 것처럼, 범인도 목소리 변조나, 변장 잘했을 수도? 이다지> 실제로 당시 범죄 심리학자는 추리 소설에 심취한 범인이 이 불상을 훔쳐서 자기가 갖겠다는 것보단 떠들썩한 사건을 만들어서 사회를 조롱하려고 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어. 홍경민> 그런데 내가 알아보니까.. 신라금관, 난중일기, 훈민정음해례본.. 이런 거물급 문화재들도 다 도난당한 아픔이 있더라? 간도 크지! 어떻게 문화재를 훔칠 생각을 하지? 태하>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옛날엔 어둠의 경로에서 문화재도 신분 세탁이 가능했대. 또 엄청 고가니까 일확천금을 노렸을 수도. 김상진> 예술품 수집가들 보면 자기 혼자만 보고, 그걸 즐기는 사람들도 많거든. 이걸 혼자만 보고 싶은 도둑도 있지 않았을까. 박성광> 에이~ 혼자만 보면 무슨 재민겨~ 김지원> 정말 혼자만 보려고 가져갔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야. 문화재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줄 때 빛을 발하는 건데. , 로빈> 나는 오늘 이 불상 사건을 들으면서 모나리자 도난 사건이 떠올랐어. 모나리자가 도난당했을 때, 당시 경비 책임자가 ‘홍보사진 찍으러 가져갔나 보죠’라고 말했거든. 우여곡절 끝에 모나리자는 찾았지만 대체 누가, 왜 훔쳤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인데 소중한 문화재는 정말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중요한 듯! 이다지> 실제로 문화재는 한번 잃어버리면 미제 사건이 될 확률이 너무 높은 게 문제야. 현재 우리나라의 도난 문화재가 2만 8천 개가 넘는데 회수한 건 17퍼센트에 불과하대. 처음부터 도난당하지 않게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단 이야기! 홍경민> 나는 저 불상이 휘어진 게 계속 신경 쓰인다. 사실 불상이 약 13시간 동안 납치, 유괴를 당한 거잖아.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면 트라우마가 남는데.. 불상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은 것 같아. 박성광> 그러니까 그런데 저 광배가 너무 많이 휘어서 딱 봐도 얼굴에 그림자가 질 것 같은데 불상의 핵심인 미소가 잘 안 보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때? 이정진> 맞아. 박물관에 가서 보면 실제로 조명에 가려서 미소가 거의 안 보여. 그런데 학예사들이 진짜 센스 만점인 게 바닥에 거울을 하나 둬서 이 불상의 미소를 볼 수 있게 해 놨어. 박물관에 가면 이 불상의 미소 꼭 봐봐. 지그시 감은 눈, 은은히 퍼지는 미소가 진짜 이 불상의 매력이거든, MC 한상헌> 문화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다는 거.. 정말 놀라웠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곁에 돌아와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이제 이정진 씨의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최후 한마디 들어보겠습니다. 이정진> 제가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저희 집 거실에 이만한 불상이 하나 있거든요. 불상의 미소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처님인 이 불상 역시,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지 않았을까요? 소중한 것은 곁에 있을 때 지켜야 한다고 하죠. 잃어버릴 뻔해서 더 소중하고. 다시 돌아와 줘서 더 고마운 보물.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MC 한상헌> 이정진 씨가 소개한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최후 한마디까지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 멋진 프레젠팅을 보여 준 이정진 씨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제 호스트 세 분의 무대가 모두 끝났습니다. 여러분, 어떠셨나요? 즐거우셨죠? 오늘 우리가 만난 세 개의 보물을 떠올려 볼까요? 60여 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문정왕후 어보> 외세에 대한 저항 의지를 붓으로 그린 <이정의 삼청첩>,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구려 불상,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을 차례로 만나봤는데요. 천상의 컬렉션! 이제 아주 중요한 순서만 남았습니다. 이 주의 천상의 컬렉션을 결정할 시간인데요. 100분의 현장평가단 여러분! 이제는 마음의 결정을 내려 주셔야 합니다. 오늘 만난 세 개의 보물 중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의 번호를 누르고, 옆에 있는 불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자, 여러분, 마음의 결정! 하셨습니까? 천상의 컬렉션!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에 불을 밝혀 주세요! 네, 이제 불이 하나둘 켜지고 있는데요. 딱 하나의 보물을 선택하는 게 고민스럽겠지만 이제는 결정해주셔야 합니다. 지금 집계 중이니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이미 번호를 누르신 분들은 다시 한 번 해당 번호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자, 100인의 현장평가단의 투표가 모두 완료됐습니다. 그럼 이제 세 분의 호스트를 무대 위로 모셔볼까요? 호스트 세 분 나와주세요! 천상의 컬렉션에서 멋진 보물을 소개해 준 세 분의 호스트를 무대 위로 모셨습니다. 자, 그럼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 오른 보물은 무엇인지, 바로 확인해 봐야겠죠? 100분의 현장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보물! 최종 결과 보여주세요! 오늘 천상의 컬렉션에는 호스트 OOO씨의 OOOO가 올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등 하신 OOO 씨,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주의 천상의 컬렉션엔 오르진 못했지만 멋진 무대 준비해 주신, 두 분의 소감도 들어봐야죠. OOO 씨, 어떠셨나요? 오늘 천상의 컬렉션과 함께 한 일곱 분의 패널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처음 참여한 패널 분들 소감도 궁금한데요. 베리굿 태하 씨, 오늘 어떠셨나요? 개념미술가, 김상진 씨는 어떠셨나요? 오늘 함께 해주신 현장평가단 여러분 감사합니다. 100분의 현장평가단의 투표로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는 호스트 000의 00000가 선정되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불을 밝혀 줄 단 하나의 보물! 단 하나의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천상의 컬렉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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